

2026년 10월 21~27일 주간 종합 베스트 14위
빵충 사육 준수 사항
소금빵 맛 애벌레로 시작하는 장르 변속 소설
황당한 설정을 믿게 만드는 취재
갓 구운 소금빵과 모양도 맛도 같은 식용 애벌레. 설정만 들으면 농담 같습니다. 무명 트럼펫터 정한은 빚에 쫓겨 귀농했다가 딸기 농사까지 망하고, 마지막 기회로 빵충 사육에 뛰어듭니다.
이 농담이 굴러가는 힘은 현실의 세부에서 나옵니다. 작가가 인디 밴드, 딸기 농가, 청년 농부, 식용 곤충 재배를 취재해 바닥에 깔았다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전공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청년이 지원 사업에 매달리는 앞부분은 우스우면서도 씁쓸합니다.
규칙을 어기는 순간 바뀌는 장르
제목의 사육 준수 사항은 작품 안에 실제로 나오는 규칙입니다. 디저트 열풍을 타고 돈을 벌던 이야기가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 규칙 위반을 만나면서 방향을 꺾습니다. 어떻게 꺾이는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강점은 변속입니다. 실패담에서 창업 성공기로, 다시 서스펜스로 넘어가는데 앞에 심어 둔 인물과 규칙이 뒤 사건의 원인으로 이어지도록 짰다고 합니다. 단편영화 각본과 연출을 맡아 온 저자의 이력과도 통하는 전개입니다.
북칼럼니스트 남궁민의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라는 평이 함께 소개됩니다. 기대치를 크게 높이는 문구이니 참고 정도로만 보는 편이 좋습니다.
벌레 이야기가 힘든 독자에게
식용 애벌레가 작품의 중심이므로 벌레 묘사가 불편한 분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코미디로 시작하지만 서스펜스 쪽으로 강도가 올라가니 가벼운 웃음만 기대하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첫 장편이고 장르 전환이 잦아서, 한 가지 결을 끝까지 유지하는 소설을 선호한다면 산만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분이, 이런 상황에서 읽으면 좋습니다
- 봉준호식 블랙코미디를 소설로 읽고 싶을 때
먹고살기 위해 곤충 사육에 매달리는 청년의 현실을 웃기면서 씁쓸하게 그립니다. 웃으며 읽던 대목이 나중에 다른 의미로 돌아오는 구조로 소개됩니다.
- 연휴에 끊지 않고 읽을 한국 장르소설을 찾을 때
장르를 바꿀 때마다 속도를 올리는 구성이라 긴 시간을 들여 달리기 좋습니다. 388쪽이지만 사건 위주로 전개됩니다.
- 귀농이나 창업 열풍을 다른 각도로 보고 싶을 때
유행을 타고 돈을 벌다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을 맞는 과정이 줄거리의 축입니다. 소설로 과열의 끝을 상상해 보게 합니다.
읽고 나면 기대할 수 있는 것
- 청년 실패담과 창업 성공기, 서스펜스가 한 권에서 이어지는 장르 전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돈이 되는 유행이 농촌과 사람들을 어떻게 바꾸는지 과장된 설정으로 그려 보게 됩니다.
- 초반의 사소한 규칙과 인물 사정이 뒤에서 어떤 원인으로 이어지는지 복선을 찾으며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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