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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 민음사 · 2008년 5월 2일 출간

서른아홉 폴, 익숙한 연인과 젊은 청년 사이

짧은 질문 하나에 따라오는 것들

제목은 소설 속 짧은 질문에서 왔습니다. 음악 취향을 묻는 이 말이 폴에게는 자기 생활 너머의 무언가를 좋아할 여유가 아직 남았는지 되묻는 소리로 들립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그동안 피해 온 물음이 따라붙는 장면이 소설의 분위기를 잘 보여 줍니다.

실내장식가 폴은 연인 로제에게 완전히 길들어 다른 사랑은 없으리라 여깁니다. 구속을 싫어하는 로제는 내킬 때만 찾아오고 다른 여자도 만납니다. 그런 폴에게 몽상가 같은 청년 시몽이 첫눈에 반해 다가옵니다.

사건은 적고 심리는 촘촘합니다

사강이 스물넷에 쓴 작품인데 서른아홉 여성의 권태를 다룬다는 점이 먼저 눈에 띕니다. 18개 장을 합쳐 160쪽이라 하루 저녁이면 끝낼 수 있는 길이입니다. 누구를 고르느냐보다, 기쁜 순간에도 그 끝을 예감하고 마는 폴의 마음을 따라가는 데 이 소설의 재미가 있습니다.

시몽의 헌신도 폴을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폴은 로제를 그리워합니다. 어느 쪽 사랑도 완전하지 않다는 설정 덕분에 삼각관계가 뻔한 선택 게임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번으로 나온 판본이고 김남주가 옮겼습니다. 뒤에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가 실려 있습니다. 『슬픔이여 안녕』으로 일찍 이름을 얻고 술과 도박, 속도에 빠져 살았던 사강의 이력까지 알고 나면 소설을 보는 눈도 조금 달라집니다.

답답한 주인공을 못 견디는 분께

폴은 결단이 빠른 인물이 아닙니다. 마음이 오가는 과정 자체가 줄거리라 시원한 전개나 분명한 해답을 바라는 독자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연인을 오래 곁에 두는 설정과 1950년대 프랑스 소설의 감각에도 호불호가 갈릴 만합니다.

이런 분이, 이런 상황에서 읽으면 좋습니다

  • 오래된 연애가 습관처럼 느껴지기 시작할 때

    익숙함과 고독이 함께 있는 폴과 로제의 관계가 중심입니다. 자기 관계를 돌아볼 거울이 됩니다.

  • 주말 저녁에 끝낼 짧은 고전을 찾을 때

    160쪽에 18개의 짧은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분량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 서른 후반, 나이와 사랑을 함께 생각하게 될 때

    주인공이 서른아홉이고 세월이 가르쳐 준 감정의 덧없음을 의식합니다. 나이 든 뒤의 연애 심리를 다룬 소설을 찾는 독자에게 맞습니다.

읽고 나면 기대할 수 있는 것

  • 기쁨과 불안이 한꺼번에 오는 연애 심리를 세 인물의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오래된 사랑과 새로운 사랑이 각각 무엇을 주고 무엇을 빼앗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 스물넷의 사강이 쓴 문장으로 프랑스 심리 소설 한 편의 호흡을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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