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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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 민음사 · 2009년 1월 20일 출간

자기 안의 어둠을 마주하는 소년의 성장기

착한 집 아들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첫 장 제목처럼 싱클레어 앞에는 두 세계가 놓여 있습니다.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소년에게 데미안이 나타나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다르게 읽어 보이면서 그가 믿어 온 선악의 구분을 흔듭니다. 긴장은 바깥 사건보다 이 흔들림에서 나옵니다.

이후 싱클레어는 금지된 쾌락에 빠지기도 하고, 베아트리체를 동경하며 자신을 추스르기도 합니다. 바깥세상과의 충돌을 다루는 성장소설과 달리 『데미안』은 소년 내면의 선과 악을 정면에 둡니다. 어른이 되는 일을 끝내 자기 자신과의 문제로 돌려놓는 점이 이 소설의 강점입니다.

한 세대의 신경을 건드린 소설

헤세는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이 책을 냈습니다. 토마스 만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반향을 돌아보며 “섬뜩하리만큼 정확하게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 작품”이라고 적었습니다. 기존 질서가 무너지던 때의 불안과 맞닿은 소설이라, 지금 읽어도 불안한 시기의 독자에게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5장 제목은 소설을 몰라도 들어 본 사람이 많은 문장입니다. 8개 장 239쪽으로 길지 않고, 번역은 괴테 금메달을 받은 독문학자 전영애가 맡았습니다. 분량은 적어도 상징이 많아 천천히 읽는 편이 맞습니다.

이야기의 재미가 우선인 분에게는

인물들이 사상을 주고받는 대목이 많고, 카인과 베아트리체, 에바 부인 같은 상징을 해석해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사건 중심의 소설을 기대하거나 성서 모티프가 낯선 독자라면 관념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여성 인물이 구체적인 사람보다 상징에 가깝게 그려지는 점도 아쉬울 수 있습니다.

이런 분이, 이런 상황에서 읽으면 좋습니다

  • 부모와 학교의 기준이 답답해지기 시작할 때

    물려받은 선악의 구분을 의심하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그 의심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소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학창 시절 읽다 만 고전을 다시 시도할 때

    8개 장 239쪽으로 분량 부담이 적습니다. 나이가 든 뒤에 읽으면 카인 이야기나 에바 부인 대목을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 『싯다르타』를 읽고 헤세를 더 알고 싶을 때

    둘 다 자기에게 이르는 길을 다루지만 이쪽은 소년기와 전쟁 전후의 불안에 초점을 둡니다. 헤세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읽고 나면 기대할 수 있는 것

  • 성서 속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선악의 관점에서 다르게 읽는 방식을 접하게 됩니다.
  • 남이 정해 준 기준과 내면의 목소리가 부딪칠 때 무엇을 들을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1차 세계대전 시기 젊은이들이 이 소설에 왜 충격을 받았는지 시대 배경과 함께 이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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