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낱말들 표지

박완서의 낱말들

박완서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9월 14일 출간

박완서 문장의 말맛을 낱말 120개로 되짚는 사전

옥시글옥시글, 겅정겅정을 입에 굴려 보는 책

소설가 박완서의 타계 15주기에 맞춰 나온 낱말 사전입니다. 맏딸 호원숙 작가가 작품에서 120개를 가려 해석을 더했고, 각 낱말의 쓰임을 보여 주는 원문과 출처까지 실었습니다. 낱말에서 작품으로 넘어갈 길을 열어 둔 점이 좋은 설계입니다.

고른 말의 폭이 볼거리입니다. 구뜰하다, 우두망찰하다, 애면글면처럼 요즘 잘 쓰지 않는 우리말에, 사전에 오르지 않은 박완서의 조어와 사전 뜻을 벗어나 변주한 말까지 들어 있습니다. 화려한 수사보다 소박한 생활어에서 문장의 힘을 끌어온 작가였다는 점을 낱말 단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순서 없이 펼쳐 보는 사전

자연을 닮은 말부터 사람을 읽는 말까지 다섯 장으로 묶여 있어 아무 데나 펼쳐 읽기 좋습니다. 수수진의 삽화가 들어가고 양장 제본이라 책상 곁에 두거나 선물하기에도 무난합니다. 배우 고아성이 추천사에 적은 대로 '깝치다'보다 '꺼드럭대다'가 더 맛깔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독자입니다.

호원숙 작가는 제본이 풀어질 때까지 사전을 들추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상황에 딱 맞는 말을 찾으려던 작가의 태도를 알고 읽으면 낱말 하나의 무게가 달리 보입니다.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합니다

새 소설이나 산문이 아니라 낱말을 엮은 책이라 이어지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작품은 일부만 짧게 만나므로, 박완서의 문학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같은 작품부터 잡는 편이 맞습니다. 쓰임이 드문 말이 많아 업무 글쓰기에 바로 써먹을 어휘를 찾는 독자에게도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분이, 이런 상황에서 읽으면 좋습니다

  • 글을 쓸 때마다 같은 표현만 떠올라 답답할 때

    상황에 꼭 맞는 말을 평생 찾았던 작가의 낱말을 원문과 함께 보며 표현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 박완서 소설을 좋아하는 부모님께 선물을 고를 때

    양장본에 삽화가 들어 있고 짧게 나눠 읽을 수 있어 부담이 적습니다. 익숙한 작품의 문장을 다시 만나는 재미도 있습니다.

  • 박완서를 읽고 싶은데 어느 작품부터일지 모를 때

    낱말마다 원문 출처가 있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온 작품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읽고 나면 기대할 수 있는 것

  • 구뜰하다, 희떱다, 결곡하다처럼 평소 접하기 어려운 우리말을 쓰임과 함께 익히게 됩니다.
  • 낱말 하나가 작품의 문장 안에서 어떻게 살아나는지 원문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 딸 호원숙의 해석을 통해 사전을 곁에 두고 말을 고르던 작가의 태도를 알게 됩니다.
  • 일상의 풍경과 감정에 어떤 낱말을 붙일지 스스로 골라 보는 습관을 시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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