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표지

코스모스

칼 세이건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20일 출간

별 이야기로 시작해 인간을 되묻는 과학 고전

천문학 책인데 역사책처럼 읽힙니다

우주의 크기를 설명하다가 어느새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 둘레를 잰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13개 장이 이런 식으로 천문학과 과학사를 번갈아 엮어서, 수식을 푸는 공부보다 사람과 사건을 따라가는 독서에 가깝습니다. 과학을 개념 암기로만 배운 독자라면 이 서술 방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낄 만합니다.

장 제목은 푸가, 하모니, 블루스처럼 음악 용어를 빌려 왔고, 주제는 생명의 기원에서 금성과 화성, 별의 죽음, 외계 문명과의 소통으로 넓어집니다. 세이건의 강점은 지구가 변방의 작은 행성이라는 사실에서 멈추지 않고, 이 행성을 어떻게 돌볼지로 질문을 돌린다는 데 있습니다. 금성을 지구의 경고로 읽는 4장이 그 태도를 잘 보여 줍니다.

고전이라서 감안할 점

1판이 1980년에 나왔으니 이후의 관측 성과는 당연히 들어 있지 않습니다. 최신 우주론을 파악하기보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익힌다는 마음으로 펴는 편이 좋습니다. 번역은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를 지낸 홍승수가 맡았고, 13개 장 뒤에 부록과 참고 문헌, 찾아보기가 붙어 있어 필요한 대목을 다시 찾기도 편합니다.

판본도 살펴야 합니다. 소개 자료에 따르면 특별판은 수록 이미지가 흑백이므로, 컬러 사진을 기대한다면 표기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런 독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습니다

719쪽이라는 분량이 부담스럽고, 서술이 사색적이어서 핵심만 빨리 정리하려는 독자에게는 먼 길처럼 느껴집니다. 천문학 개념을 도표로 배우려는 학생이나 최근 우주 탐사 소식을 찾는 독자라면 다른 책이 더 효율적입니다.

이런 분이, 이런 상황에서 읽으면 좋습니다

  • 과학 교양서를 처음 제대로 읽어 보려 할 때

    수식 대신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끌고 가서 배경지식이 적어도 들어가기 좋습니다. 장이 13개로 나뉘어 있어 긴 호흡의 독서 계획을 세우기도 쉽습니다.

  • 우주 다큐를 보고 더 알고 싶어졌을 때

    원래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나온 책이라 영상으로 생긴 호기심을 글로 이어 가기에 알맞습니다.

  • 독서 모임에서 긴 과학 고전을 고를 때

    장마다 주제가 뚜렷해 회차별로 나누기 편합니다. 인류의 자기 파멸적 행동을 둘러싼 질문은 토론거리도 됩니다.

읽고 나면 기대할 수 있는 것

  • 지구 둘레 측정에서 케플러와 뉴턴까지, 천문학이 미신과 뒤섞인 상태에서 과학으로 넘어온 과정을 한 흐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금성의 두터운 이산화탄소 대기와 화성 탐구 이야기를 통해 지구 환경을 다른 행성과 견주어 보는 시각이 생깁니다.
  • 별의 일생과 우주 먼지가 생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게 되어, 인간을 우주적 맥락에 놓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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